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47화 싱가포르 : 우울증과 불안함을 어떻게 타개해야 하나요?

by 법륜 스님

안녕하세요. 전 세계 100여 개 도시에서 만난 사람들이 묻는 인생에 관한 질문과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오늘도 시작해 봅니다.

지난 12월 2일, 세계 100회 강연 중 100번째 강연이 싱가포르(Singapore)에서 열렸습니다. 8월 26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작한 강연이 12월 2일 드디어 100회째를 맞이하였습니다.

스님은 매일 1개 도시를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2번의 강연이 있던 날도 있었고, 차를 타고 1000km를 달린 날도 있었으며, 또 비행기가 연착되어 강연장에 늦게 도착한 날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유럽 강연을 마치면서는 스님의 건강이 악화되어 세계 100회 강연이 중단될 위험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온갖 고생 끝에 오늘 100회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고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싱가포르에서 열린 100회 째 강연은 평소와 다름없이 소박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오전 9시 무렵 자카르타 공항에 도착하여 11시 25분에 싱가포르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저가 항공사여서 그런지 의자가 뒤로 넘어가지도 않고 앞사람과의 간격도 좁아서 불편하긴 했지만, 스님은 비행기 안에서 잠깐의 휴식을 편안히 취했습니다. 비행기는 오후 1시에 싱가포르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서 곧바로 오늘 강연이 있는 YMCA 건물로 이동했습니다.

싱가포르 : 우울증과 불안함을 어떻게 타개해야 하나요? - -

싱가포르(Singapore)는 동남아시아, 말레이 반도의 끝에 위치한 섬나라이자 도시 국가입니다. 1963년에 말레이시아 연방의 일원으로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였으며, 1965년에 말레이시아 연방 정부와의 다툼 끝에 결국 연방을 탈퇴하여 독립국가가 되었습니다. 내년은 독립 50주년이 되어서 도시 곳곳에서 큰 행사가 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싱가포르 : 우울증과 불안함을 어떻게 타개해야 하나요? - -

YMCA 건물 1층 대강당이 오늘 강연이 열리는 장소이고, 건물 7층이 오늘 스님 일행이 머물 숙소입니다.

저녁 7시가 되자 스님이 연단에 올랐습니다. 250석의 강연장은 빈자리 없이 꽉 들어차서, 뒤쪽에 서거나 바닥에 앉아서 듣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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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청년의 고민과 스님이 얘기해 주시는 치료 방법에 대한 말씀을 소개해 드립니다. 현대인들이 많이 앓고 있는 우울증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소중한 가르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질의응답
질문
안녕하세요, 싱가포르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것은 우울증과 불안함에 대해서입니다. 제가 영국에서 대학원을 다니는 동안 극심한 우울증으로 인해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받고 생활을 하다가 영국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이제 싱가포르로 잠시 오게 되었습니다. 이따금씩 우울증과 불안함으로 인하여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해서 이 상황을 타개하고 싶지만 그 상황 안에 있을 때는 너무나 괴롭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심각할 때는 약을 먹으면서 진정을 하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약물을 먹으면서 생활을 하기에는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어떻게 이 상황을 타개해야 할지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답변

“현재까지 우울증에 대해서 의학적으로 완치할 만한 특별한 약은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상담치료 효과가 확실한 것도 아니고요. 다만 조기 발견을 해서 치료를 하면 크게 문제 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러나 이게 만성화되면 치료가 어렵고 대부분 자살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지금 부모님이 계시는데 자살을 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요.” (질문자 웃음)


“지금 같은 생각을 계속 갖고 있으면 좋은데, 병이 확 돌면 그런 생각은 온데 간데없고 딱 죽어야만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거든요. 그때는 자기도 어떻게 못하는 거예요.

그러니 병이 확 엄습할 때는 약을 먹어야 해요. 약을 가지고 다녀야 돼요. 심하면 조금 멍해지는 한이 있더라도 약을 먹어야 하니까요. 그래도 죽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다리가 하나 없으면 좀 불편하지 열등한 것은 아니에요. 다리가 하나 없으면 없는 만큼 조금만 활동하면 돼요. 다른 사람이 100을 활동하면 자기는 80만 활동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자꾸 100을 목표로 잡으니까 스스로 열등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울증이 있다면 우울증을 하나의 내 상태로 받아들여야 돼요. 이것을 완치하려다가 잘 안되니까 우울증을 더 가중시키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첫째로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우울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둘째로 현재 우울증을 완치시킬 수 있는 약은 없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우울증은 대부분 자살로 종결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알면 돼요. 이걸 먼저 질문자가 자각을 해야 돼요.

그런데 부모님도 계실뿐만 아니라 죽으면 안 되잖아요. 지금 병이 심하지 않을 때는 죽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병이 들면 자기 마음이 자기 의지대로 안 되니까 문제이지요.

그래서 비상약을 딱 가지고 있어야 해요. 자살하고 싶다든지 어떤 충동이 일어나거나 하면 무조건 약을 먹어야 해요. 그래야 자살이 예방되는 거예요.

그래서 항상 비상약을 준비해서 ‘심각해지면 약을 먹는다’ 이렇게 계속 자기에게 암시를 줘야 돼요. 낫고 안 낫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이것 먹는다고 낫느냐?’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돼요. 일단 약을 먹으면 자살하려는 충동은 진정이 돼요. 그래서 언제든지 비상약을 가지고 있어야 돼요.

이것만 딱 질문자가 목표를 세우고 그렇게 하면 죽는 것은 면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죽고 싶을 때 그 생각이 들자마자 끌려가지 말고 일단 약부터 찾아서 입에 넣어야 돼요. 그러면 사로잡힌 것이 조금 진정되면서 위기는 넘어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 병의 핵심은 자기가 우울증이라는 것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지금 본인이 우울증이라는 것을 알고 있잖아요?”


“네.”


“그런데 우울증 환자들의 80%는 본인이 우울증 인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살이 많은 거예요. 내가 우울증이라는 것을 자각을 하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해요. 그런데 대부분은 본인이 인정을 안 해요. 정신병 취급한다고 펄쩍펄쩍 뛰거든요. 질문자도 그런 적 있어요?


“네.”


“보통은 자신이 우울증이라고 말을 안 하고 질문을 해요. 제가 보고 병원에 가보라고 말하면 ‘저 스님이 내 고민을 얘기하는데 나를 정신병 취급한다’ 고 막 펄쩍펄쩍 뛰고, 인터넷에 스님이 말을 함부로 한다고 하면서 글을 막 올리고 그러거든요. 그래서 저도 몇 번 당해봤기 때문에 말할 때 조심스러워요. (청중들 웃음)

그런데 오늘 제가 이렇게 탁 깨놓고 ‘그러면 죽는다’라고까지 얘기하는 것은 질문자가 처음부터 스스로 ‘제가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얘기를 했기 때문에 ‘아, 그러면 얘기하기 쉽겠구나. 상처를 덜 입겠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얘기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떤 경우에도 병을 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질문자는 우울증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 위험이 훨씬 적어지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의사 선생님하고 상담을 하면서 치료하는 것이 제일 좋아요. 그리고 이건 호르몬 분비와도 연관이 있대요. 그렇기 때문에 약물 치료도 필요하고, 상담 치료도 필요한 거예요. 이렇게 우선적으로 치료해 보시고요.

보조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것은 질문자가 정신을 딱 차리는 훈련을 계속하는 겁니다. 그런데 보통 이것을 해도 효과가 크게 없는 것은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 정신 차려야지’ 하는 것은 의식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무의식이 의식을 항상 앞섭니다. 그래서 아무리 결심해도 소용이 없어요. 그래서 의식적 암시를 지속적으로 하면 의식이 무의식화됩니다. 그러면 우울증이 일어날 때 본인이 자각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래서 종교와 상관없이 절을 하루에 108배씩 해보세요. 절은 육체를 가지고 하는 단순한 전신 운동이고, 정신적으로 따지면 자기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은 방법이지, 무슨 우상숭배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는 거예요.

아침에 일어나서 매일 해야 합니다. 아프거나 안 아프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기 싫거나 하고 싶거나 관계없이 매일 108배 절을 하면서 세 개의 문장을 외우셔야 돼요.

‘저는 편안합니다.’
‘살아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잘 살 겁니다.’

이 세 가지를 계속 본인한테 암시를 줘야 해요. 한번 해보세요. 기독교 신자라면 ‘주님, 저는 편안합니다. 살아있음에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은혜 속에 저는 잘 살 겁니다.’ 이렇게 하면 됩니다. 불교 신자라면 ‘부처님, 저는 편안합니다.’ 이렇게 하는 거예요. 심리적으로는 다 똑같은 거예요. 이렇게 계속 매일 108배 절을 하면서 자기 암시를 줘야 돼요. 그러면 조금 도움이 될 거예요.

그러나 증상이 심하면 이런 것도 소용없어요. 여러분들 내시경 검사할 때 전신 마취하죠? 그때 ‘나 정신 차려야지.’ 이렇게 결심하고 있어 봐요, 정신이 차려지는지... (청중들 웃음).어느 순간에 딱 가버리죠.

그래서 우리가 정신도 중요하지만 이 물질적인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는 겁니다.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물질적으로는 약물로 치료를 해야 하고, 프로그램 상 이상이 있는 것은 정신적인 치료를 받아야 됩니다. 그런데 이것이 밀접하게 서로 연관이 되어 있어요.

근본 원인이 어느 쪽에 있느냐를 보고 치료를 해야 되거든요. 몸의 작용과 정신의 작용은 상호작용을 해요. 그래서 약물치료를 겸하셔야 해요. ‘죽을 때까지 어떻게 약을 먹나?’ 이렇게 생각을 하면 안 돼요. 질문자는 죽을 때까지 밥을 먹어야 돼요? 안 먹어도 돼요?”


“밥은 먹어야 되죠.”


“죽을 때까지 하루 세 번 밥 먹는 것이 더 귀찮지, 조그마한 약 하나 딱 먹는 것 그게 뭐가 귀찮아요? (청중들 웃음)

죽을 때까지 먹어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밥은 한 그릇씩 하루 세 번 먹으면서 약은 조그마한 것 하나 넘겨버리면 되는데 그게 뭐가 힘들어요? 그런 생각하지 말고, 약을 지속적으로 먹으세요.

약 먹는 것을 너무 거부하면 안 돼요. 약이란 것은 먹으면 약간 좀 맹해지잖아요. ‘맹해지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하면 안 되고, 맹해지더라도 죽는 것보다는 사는 게 낫다 이렇게 생각해야 돼요.

그러나 약을 먹으면 완치된다는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돼요. 약을 먹어서는 완치가 잘 안 돼요. 그러나 위기는 극복할 수가 있어요. 응급 치료약으로 위기를 극복한 뒤에 기도를 꾸준히 하면 나중에 약을 안 먹어도 되는 그런 단계로 갈 수 있어요.”


“부모님은 제가 지금 우울증을 겪는 것을 모르시는데 이것을 부모님께 알리는 게 상책인지요?”


“알려야지요. 팔이 하나 없는데 계속 있다고 속이고 다닐 수는 없잖아요? ‘제가 우울증이 좀 있습니다. 심각하게 우울증이 있어서 치료도 받고 기도를 합니다.’ 이렇게 주위에서도 알도록 해줘야 해요. 주위에서 알아야 딱 발병을 할 때 도와줄 수 있거든요.

본인이 자각하는 것이 제일 좋고, 주변에서도 아는 것이 좋아요. 그러면 발병할 때 협력해 줄 수가 있거든요. 정상적인 사람처럼 맞대응을 안 하고 약간 협력을 해줄 수가 있기 때문에 훨씬 도움이 돼요.”


“네, 그리고 상담치료를 하면서 느꼈던 점은 제가 우울증이 발병한 원인 중의 하나가 내가 없어져도 슬퍼할 사람도 별로 없을 거라는 생각이 계속되면서부터입니다.”


“맞아요. 나 하나 죽어도 슬퍼할 사람도 없고 죽어도 아무도 신경 안 써요. 질문자만 그러냐? 저도 그래요. (청중들 웃음) 우리가 산에 있는 토끼 한 마리 죽었다고 누가 슬퍼하며, 산에 있는 나뭇잎 하나 떨어졌다고 누가 신경 써요? 아무도 신경 안 써요. 그런 생각을 해서 우울증이 걸린 것이 아니라 우울증이 걸렸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깨달음이라는 것은 ‘나는 하나의 티끌 같은 존재이고, 풀벌레 같은 존재이고, 개미 같은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걸 탁 깨달아 버리면 남이 나를 어떻게 보든 신경 안 쓰고, 남의 인생에 간섭하지 않게 돼요.

인생이란 것을 뭐 굉장한 것 같이 여기는 이런 자만심이 우리를 괴롭게 만드는 겁니다. 질문자가 그런 생각을 하니 우울증에 걸린 것이 아니고 우울증 증상이 있으니까 그런 게 죽는 핑계로 작용하는 거예요. 산에 있는 다람쥐한테 새끼가 태어나든지 말든지 우리가 신경 안 쓴다고 다람쥐가 다 자살해요? (청중들 웃음)

그러니깐 그런 것은 질문자가 자살 할 핑곗거리를 그렇게 찾는 거예요. 그게 다 병이에요. 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그것을 자각하면 오히려 행복해지고 고뇌가 사라지는데, 질문자는 약간 병들었으니까 죽는 쪽으로 그 문제의 해결책을 생각하고 ‘아 내가 없어져도 이 세상은 아무 문제가 없으니 나는 죽겠다’ 이렇게 생각이 되는 겁니다. 질문자가 왜 세상에 도움이 되어야 돼요? 그게 자만이지요. 그런 생각이 자만이에요. 그래서 이 자만이 오히려 병을 가져오는 거예요.”


“존재의 의미가 없다면 살아가는데 이유가 없잖아요?”


“존재라는 게 본래 의미가 없어요. 의미는 우리가 만드는 거예요. 이걸 접시라고 이름을 붙이고, 값을 정하고 하는데, 본래는 의미가 없어요. 그냥 하나의 존재일 뿐이에요. 그러니까 깨달음은 의미가 본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 그게 깨달음이에요. 의미는 우리의 의식이 만들어 낸 거예요.

값이 있다 없다, 선하다 악하다, 잘한다, 잘못한다, 이런 것은 다 인간의 의식이 만든 거예요. 천당이다 지옥이다, 부처다 하늘이다 신이다 뭐 이런 것은 다 인간의 의식이 만든 거예요. 인간은 가만히 못 있고 뭘 만들어 놓고 거기에다 매달리어 살고 그런 거요. 괜히 복잡하게 사는 거죠.”


“의미가 없다는 것이 너무 슬프지 않나요?”


“의미가 없으니 좋지요. 신경 안 써도 되고. (청중들 웃음) 의미가 없는데 왜 슬프지요? 의미가 있으니까 슬픈 것 아닌가요? 슬퍼할 이유도 없는데 뭐가 슬퍼요?

존재가 먼저일까요? 의미가 먼저일까요? 의미 이전에 존재가 있었는데 존재에 무슨 의미가 있어요? 존재가 먼저 있고, 거기에 인간의 소유라든지 의미를 부여한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후에 의미를 부여한 것을 가지고 존재를 규명하려고 해요. 그게 잘못된 거예요. 그래서 ‘왜 사는가?’ 하는 이것을 추구하면 딱 자살하게 되어 있어요. 왜 그럴까요?

삶이 먼저 있고 ‘왜’라는 사고를 하는데, ‘왜’라는 사고를 가지고 삶의 의미를 찾으니까 끝까지 찾아보면 없다 이렇게 나오거든요. 그러면 죽어야 되겠네. 이렇게 되는 거지요. (청중들 웃음) 왜 사는가가 아니라 이미 존재는 던져진 것이에요.

그러면 이왕 사는데 괴롭게 사는 사람도 있고 즐겁게 사는 사람도 있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있고 불행하게 사는 사람도 있고 자유롭게 사는 사람도 있고 속박 받고 사는 사람도 있으니 너는 어떻게 살래? 이 ‘어떻게’가 우리에게 주어진 화두이지 ‘왜’는 화두가 아니에요. ‘왜 살지?’ 이거는 죽고 싶다 이 말이에요.

생각하는 것마다 죽을 꾀를 내고 있네요. 산에 가면 다람쥐가 도토리 구하기 어렵다고 자살하는 다람쥐 봤어요? 질문자가 만약에 자살을 하면 다람쥐보다 못해요. 질문자는 인간 존재의 값어치를 모르는 거예요. 그러니까 의미가 있어서 사는 것이 아니에요. 의미는 우리가 사는 동안 만드는 거예요.

내가 아무 의미 없어도 살아 있어요. 이왕 사는데 어떤 의미를 만들어 살면 더 재미가 있지요. 의미는 우리들이 계속 만들어 나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의미가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본래는 의미가 없는 존재인데 의미라는 것은 우리의 의식이, 정신 작용이 의미를 만들고 그 의미를 통해서 보람을 느끼고 기쁨을 느끼고 하는 거예요.”


“감사합니다.”

질문자는 스님의 자상한 문답에 깊은 감명을 받고 밝게 웃었습니다. 문답을 통해 질문자 스스로 많은 위안과 치유를 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질문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는 스님의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잔잔한 감동이 일었던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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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정보 법륜 스님작가정보보기 현대인들의 공허함과 인간성 상실이 일탈을 넘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즉문즉설’을 통해 대안적인 삶을 이야기해 오고 있다. 정토회 지도법사이며 평화재단 이사장이다. 지은 책으로는 '인생수업', '스님의 주례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