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조의 소소한 동네책방 이야기

4화 [요조] 헌책방 순회하며 보물 캐다

by 요조

인테리어를 시작하면서 동네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오늘 이 지면은 그 분들에 대한 감사의 지면으로 바쳐야 될 것만 같다. 일단 조명을 달아준 MIK의 동욱씨에게 고맙다.버튼 디자이너 동욱씨는 정말 손재주가 좋은 것으로 나에게 유명하다. 자기가 운영하는 가게의 모든 것을 자기 손으로 일궈낸 정말 만능 재주꾼이다.

어느날 동욱씨가 책방에 놀러와서 내가 어수선스럽게 페인트칠 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이제 페인트칠이 끝나면 조명을 달아야 해서 기사님을 부를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이거 십분이면 끝나는데, 하고서는 사라졌다가 공구를 들고 다시 나타났다.

[요조] 헌책방 순회하며 보물 캐다

그리고 정말 십분후에 갔다. 가게에 필요한 입간판은 동네 단골 카페인 카페 공드리 사장님께서 해주셨다.

[요조] 헌책방 순회하며 보물 캐다
선반 달고 남은 나무판을 잘라 만든 입간판

뿐만 아니라 사장님께서는 책방 무사 내부의 가드닝도 해주셨다. 도어락 설치도, 창문 블라인드 설치도 해주셨다. 쇼핑백으로 쓰라고 안쓰는 쇼핑백도 가져다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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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공드리 윤사장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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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공드리 윤사장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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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공드리 윤사장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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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나와 제일 친한 친구이자 동네 바보로 통하는 빙봉군. 온갖 잡다한 일에서 힘든 일까지 도맡아가며 도와주었다.

[요조] 헌책방 순회하며 보물 캐다

어닝을 벗겨내니 예상에 없던 '진미용실' 간판이 나왔다. 집주인 복진할머니가 한 30년 전 하시던 미용실이라고. 저대로 놓고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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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봉군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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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봉군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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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봉군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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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가 대충 마무리 될 즈음해서 나는 책을 본격적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여태까지의 인테리어란 사실 별 것도 없이 그냥 대충 뼈대만 세워놓는다는 기분의 일이었다. 결국 책방의 결정적 인테리어는 책으로 하는 것이기에. 해방촌 M이 자기가 알고 있는 독립출판 작가들을 많이 소개해주었다. M에게도 깊은 감사를 보낸다.

[요조] 헌책방 순회하며 보물 캐다
storage book&film 이라는 독립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해방촌 M

M이 알려준 리스트를 바탕으로 작가분들에게 일일이 책방을 준비하고 있고 책을 입고 하고 싶다는 문의 메일을 보냈다. '동시에' 주변에 문인이면서 출판사쪽에서 일하고 있는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해 이런저런 시스템을 익혔다. (박준 시인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표한다)

'동시에' 부랴부랴 사업자등록증을 냈다. '동시에' 헌책방들을 순회하며 보물을 캤다. (나는 보통 헌책을 보물이라고 지칭한다) '동시에'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출판사들에게 혹시 '위탁판매방식'으로 입고가 가능한지 굽신굽신도 몇 번 하였다.

나는 '동시에' 여러가지를 잘 못한다. 한 번에 하나만 가능한 타입. 책방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여러가지를 했다. 뇌가 꼬여버리는 줄 알았다. 난 이때만 이런 거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냥 책방주인의 삶이란 것도 다른 직업들 처럼 동시에 여러가지를 해야만 하는 것이었음을 두달이 지난 지금 깨닫게 되고 말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하는게 좋겠다. 아무튼 책을 겨우겨우 채워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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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권 안되는 초라한 몰골이지만 책도 대충 쌓아놓으니 정말 책방의 느낌이 어설프게 나는 것 같다. 이제 오픈만 남았다.

- 4화 끝 -

작가 정보 요조글 ∙ 사진작가정보보기 홍대 싱어송라이터 '요조'. 최근 동네책방 주인이라는 새로운 직업을 가진 그녀의 목소리는 꽤나 달달하다.